일본은 철도 강국 입니다. 지역 곳곳에 많은 철도 노선들이 깔려 있으며 열차들의 정시성도 대단히 뛰어납니다. 신칸센이라는 고속철도를 건설하고 고속철도의 개념을 확립한 것도 일본 입니다. 이런 일본의 철도 환경에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이 몇 가지 존재 합니다.


■ 사철

사철(私鉄)은 사설 철도 달리 말하면 민간 철도 회사를 말합니다. 사철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사실상 없는 개념입니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이나 신분당선을 운영하는 민간 기업들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민간 운영 기업들은 BTO 등의 방법으로 도시철도 건설에 비용을 대고 20~30년 정도의 철도 운영권을 얻었을 뿐입니다. 노선 계획이나 철도 시설물 등의 소유는 중앙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가 가지고 있습니다. 운영기간도 끝나면 해당 운영권도 다시 반납하게 됩니다. 반면에 사철의 경우 철도 및 열차의 소유도 모두 해당 민간 기업이 소유 합니다. 요금 책정이나 노선 계획도 해당 기업에 달려 있죠. (물론 정부에서 철도 노선을 계획하고 사철에서 건설 및 운영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사철회사들이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는 별 다른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환승과 교통비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철도를 건설하게 되면 다른 노선과의 환승은 필수적이고 되도록 환승이 용이하게 만듭니다. (그러려고 노력한다는 거지 꼭 그렇게 만드는 건 아닙니다. 비용과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반면 일본 철도 회사들의 경우 회사가 다르면 환승이 별로 용이 하지 않습니다. 환승이라고 하지만 개찰구 나가서 다른 회사의 개찰구를 들어가므로 엄밀히 말하면 우리나라식의 환승과는 다릅니다. 지하도나 도보 몇 분으로 끝나면 다행이고 이름만 같을 뿐 상당히 떨어진 위치에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예 요금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회사의 철도를 이용하는 경우는 환승 할인이 아니라 새로 기본요금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게 진짜 문제입니다. 


한국의 경우 대개 수도권 통합 요금제 등으로 지하철 전철은 물론이고 버스까지도 환승 할인이 되는데 일본의 경우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서울에서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노선 및 구간,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구간, 그 외 다른 회사가 운영하는 구간을 기억하고 이용에 신경 쓰는 경우가 거의 없지 않습니까? 대부분이 기억하는 건 신분당선 요금이 조금 더 비싸다 정도 입니다. 예를 들어 상왕십리역에서 서울 지하철 2호선을 타고 한정거장 가서 왕십리역에서 분당선으로 환승해서 서울숲역에서 하차한다고 봅시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은 서울교통공사에서 운영하고 분당선은 코레일에서 운영하므로 별개의 다른 회사에서 운영합니다. 비록 다른 회사이더라도 수도권 통합 요금제에 속하므로 두 정거장을 가는데 한 회사의 노선을 운영하듯이 기본요금만 지불하면 됩니다. 솔직히 대부분은 각각의 철도를 운영하는 회사가 다른걸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렇지만 일본의 경우는 이런 환승 시스템이 없다시피 합니다. 그러므로 일본이라면 단 두 정거장을 가다라도 다른 회사를 이용하게 되면 각각의 철도회사에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교통비 지출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한 회사의 철도 노선을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같은 철도회사라면 환승을 해도 총 거리에 따른 요금을 지불하면 되므로 기본요금을 두 번 내지 않아도 되니까요. 아니면 버스 등의 다른 수단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환승할인이 없는 시스템은 사철이 아닌 도영, 시영 철도라도 마찬가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냥 회사가 다르면 없습니다. 그리고 사철이라는 개념도 엄밀히 따지면 복잡합니다. JR 이라는 철도회사 경우 한국으로 비유하면 민영화된 코레일입니다. 민영화 되었으므로 사철이 맞기는 한데 국철이었던 과거도 있고 보통의 사철과는 다르므로 사철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JR이라고 별도로 분류 합니다. 지하철은 대개 지자체에서 건설한 노선만을 뜻합니다. 그래서 '시영' 이나 '도영'이라는 호칭이 자주 붙는데요. 이런 지하철도 민영화 된 경우 엄밀하게는 사철로 분류하는 게 맞지만 민영화 되어도 그냥 지하철이라고 분류합니다. 


■ 특급권


일본 열차 요금 시스템에서 우리나라와 또 다른 점 중의 하나가 특급권입니다. 신칸센 같은 경우는 특이한 경우라 제외하면 일본에서는 일반열차로 분류되는 노선은 기본 요금만 내면 그 요금으로 갈 수 있는 열차는 아무거나 타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서울 지하철 1호선, 9호선 급행 개념과 동일한거라고 보면 됩니다. 급행을 타든 완행을 타든 요금은 동일 합니다. 다른 점은 특급열차인데요. 특급열차는 대개 장거리를 빠르게 다닐 수 있는 열차 입니다. 일반열차 보다 크기도 크고 좌석도 지하철 같은 것과는 달리 열차 좌석으로 좋습니다. 그런데 이 특급열차를 타려면 기본요금 표 외에 특급권이 추가로 필요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라면 경춘선 열차를 탈 경우 일반 도시철도 표와 ITX-청춘 표가 아예 다릅니다. 그래서 열차 등급과 거리에 맞는 티켓이 따로 있으므로 처음부터 표를 따로 구매 해야 합니다. 만약 잘못 구매했을 경우 환불하거나 해야하죠.


그런데 일본 특급열차 시스템은 조금 다릅니다. A역에서 B역까지 갈 수 있는 유효한 일반열차 표가 있는 경우 일반열차를 타고 가면 됩니다. 그런데 이 구간을 특급열차를 타고 갈 경우에는 유효한 일반열차 표에 추가로 특급권만 구매하면 됩니다. 유효한 열차표는 역무원이나 기계로 구매한 표든 따로 할인해서 구매한거든 아니면 교통패스든 상관 없습니다. 그냥 해당 구간 일반열차를 탈 수 있는 유효한 표면 됩니다. 특급권만 추가로 구매하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일반표 한 장, 특급권 한 장 이렇게 두 장이 있어야 하지만 일부 특급열차의 경우(오사카에서는 하루카, 라피트 등) 일반 표와 특급권을 합쳐서 한 장에 할인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기도 합니다.


■ 이용 구간을 넘어가는 경우


이용 구간을 넘어가면 역무원에게 정산하면 됩니다.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경우 충전하면 되고 구매한 열차표 보다 멀리 갈 경우 역무원에게 추가금을 지불하면 됩니다. 특급권 없이 특급열차를 탄 경우라면 표 검사하는 역무원에게 특급권 비용을 지불하면 됩니다. 제일 큰 문제는 교통패스로 이동할 때 겠죠. 교통패스를 이용해서 승차한 뒤 패스 이용 구간 밖에서 하차하는 경우 역무원에게 교통패스를 제시한 뒤에 추가 구간만큼의 요금을 지불하면 됩니다. 반대로 해당 교통패스 이용 구간 밖에서 승차하는 경우에는 이용하지 못하는 구간에 해당하는 요금만큼 표를 구매해서 해당 표로 개찰구를 통과한 뒤, 하차할 때 역무원에게 이용한 표와 교통 패스를 둘다 제시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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